한국에도 이런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라며...!

감사하라 | 2004.01.29 00:23 | 조회 4899

밑에글은 음악창고사이트BEST 독자의
글에 선정된글을 퍼온것입니다‘한국에도 이런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라며...!’ 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주신 정순욱님

간혹 우리는 희귀음반이라는 것을 접하게 된다. 음악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음반 자체가 쉽게 입수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락이나 재즈음반, 특히 아트락 계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국의 락음반 시장은 지금이야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재발매가 되지 않은 일부 음반들은 구입이 어렵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을 하는데, 이런 경우도 그 음반자체가 외국에서 발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인터넷을 이용해 해외주문을 하는 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특정 음반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 음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수소문하여 중고음반을 구입하거나 마음씨 좋은(?) 음반사에 의해 재발매가 이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한국의 락밴드들이 발표한 작품들은 대개 잠깐 판매되다가 절판이 되는 경우가 많아 뒤늦게 뮤지션의 명성을 듣고 그 음반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곤란을 겪는다.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되지 않는 이상 발매된지 1년여가 지나면 앨범들이 시중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돈이 많은 메이저급 음반사에서 발매가 되었다면 간간히 재판을 찍어내기도 하는데 레이블이 소규모거나 아예 사업을 포기한 경우가면 상황은 더욱 어렵게 된다. 한국에서의 음반판매는 대부분 한철 장사이며 소신있게 사업과 문화활성화의 마인드를 조화시켜가는 레이블이 드물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 하겠는데, 대부분 대박을 노리고 뛰어들었다가 생각외로 장사가 안되면 기존의 발매반들을 포기하고 사업을 철수하는 레이블이 매우 많다. 비주류 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들에게는 안타까운 부분이다.


락그룹 사하라의 이 음반은 대그룹인 LG가 의욕적으로 출범시켰던 락음반 레이블 LG Media의 첫번째 작품이다. 대기업치고는 의외로 한국의 락밴드에 관심을 갖는다 했는데, 역시나 장사가 안되니 곧바로 문을 닫았다. 이후 이 음반은 공중에 붕 뜨고 말았고 시중에 풀린 극소수의 앨범들이 모두 판매되거나 회수된 다음에는 이 음반은 시중에서 찾아보기가 매우 까다로운 앨범이 되어 버렸다. 특히 일본의 락음악 전문지인 '번'에 소개되어 87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고 일본 락매니아들의 반응이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의 일부 매니아들은 뒤늦게 이 음반을 찾아 헤맸으나 구입은 불가능했다. 그러다가 작년, 나름대로 의식있는 락음악 레이블인 원뮤직에 의해 다시 이 음반이 재발매 되었다. 이런 음반이 영원히 팬들에게 소개되지 못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만다는 것이 안타까웠는지 음반사 담당자가 이 음반에 각별한 애정이 있는지는 알수가 없다. 그러나 이 음반을 찾아 헤맨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본작의 재발매 소식은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본작을 매우 저렴하게 구입한 후 원뮤직에 "땡큐"를 연발한 한국의 락매니아들이 상당히 되리라 나름대로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지금은 완전히 해체한 인천 출씬의 락밴드인 사하라의 두번째 정규 앨범인 본작은 한국의 락앨범 중에서는 최초로 본격적인 드림 씨어터풍의 프로그레시브 메틀을 시도한 음반으로 기억되고 있다. 지구레코드에서 [7년간의 가뭄]이라는 정통 락/메틀 스타일의 데뷔작을 내놓은 이후 신통찮은 앨범의 반응으로 지지부진한 활동을 보여주던 사하라는 기타리스트 인재홍이 미국의 기타학교인 G.I.T에 유학을 다녀온 후 보컬리스트를 이재호로 교체하고 각고의 노력끝에 야심찬 두번째 앨범인 본작을 발매한다. 바로크 메틀을 비롯해 락계열에서는 가장 고난이도의 연주력을 필요로 하는 장르가 프로그레시브 메틀인만큼 여러모로 업그레이드된 사하라의 능력을 과시한 이 앨범은 확실히 드림 씨어터의 영향력이 곳곳에 묻어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사하라의 색깔을 살려 출중한 음악성을 과시한 수작이었다. 비록 녹음상태가 완벽하지 못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특히 본작에서 들려주는 인재홍의 기타 플레이는 동급의 다른 연주자들에 비해 확실히 주목할만한 것으로 코드 보이싱이나 리프 메이킹, 라인전개등에서 하이레벨의 연주력을 선보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본작의 장점은 확실히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이 고른 수준을 보여준다는 것으로 7분 50초짜리 인스트루멘틀 'Lust For Conquer'나 의식있는 가사가 돋보이는 '현실의 끝으로', 전파트의 고른 역량과 팀웍이 돋보이는 'Destiny Is Waiting'등 대부분의 곡들이 탄탄한 악상과 연주력, 인상적인 가사를 들려주고 있다. 한두곡의 싱글로 승부를 하는 일반 팝음반과 차별화되는 락음반의 미학이 바로 이런 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넥스트나 예레미(Jeremy)가 코리언 하이테크 락음악의 전부인줄 아는 락매니아라면 반드시 본작을 구입해 들어볼것을 권하고 싶다. 물론 어느정도 이런 음악에 익숙한 귀를 갖고 있어야 하며 한국의 락음악에 대한 시선이 색안경을 거치지 않은 마인드의 소유자여야 하겠지만 말이다. 여담이지만 한때 이 음반은 유럽의 인터넷 락음반 쇼핑몰에서 40달러 이상의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수준의 음반이 재발매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실이 알려지지도 않은채 다시 사라지고 마는 현실이 안타까워 몇자 적어 보았다. 관심을 바란다.

글 / 정순욱 ( exoce@freecha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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